인자 Son of Man
구약성서에서 말하는 '인자'란 반드시 '사람의 아들'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나 '인류'를 가리킨다. 즉 '아무개'와 같은 말이다. 에스겔서에서 신은 아흔 두 번이나 선지자를 '인자'라고 부른다. 현대 영역 성서에는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인간(mortal man)'이라는 표현도 사용하지만, 인자란 지고한 신이 미미한 인간을 부를 때 쓰는 말이었다.

묘하게도 신약성서에는 예수가 자기 자신을 가리켜 '인자'라고 칭한다. 신의 아들이 의도적으로 평범한 인간과 스스로 동일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말하는 데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다니엘서를 보면 다니엘이 천국의 환상 속에서 '인자'를 보는 장면이 나온다. 예수의 시대에 많은 유대인들은 다니엘서에 언급된 '인자'란 지상에 와서 사람들을 심판하는 신적인 존재라고 믿었다. 예수가 체포되어 제사장 앞에 끌려왔을 때 사제는 이렇게 묻는다. "네가 찬송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 예수가 대답한다.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마가복음 14:60~62). 이 대답 때문에 예수는 신성모독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예수는 자신을 신의 아들 또는 메시아(그리스도)라고 말한 적이 없다. 여든 번 이상이나 그는 자신이 인자라고 말했다('나'라는 말보다 '인자'라는 말이 훨씬 더 많을 정도다). 그러나 묘하게도 초기 그리스도교도들은 예수를 인자라고 부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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